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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전문해설] 날개 –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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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전문 보기 –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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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 날개 전문 및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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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날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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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날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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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날개> 해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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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 날개 전문 및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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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이상).hwp 0.04MB

작가 : 이상(李箱, 1910 – 1937)

본명 김해경(金海卿) 서울에서 출생. 보성고보를 거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 졸업. 구인회(九人會)에 가입. 1934년 <중앙일보>에 시 「오감도」를 발표하여 당시 문단에 놀라움을 줌. 일본에 건너가 28세의 나이로 작고. 그의 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난해시로서 항상 상식적인 이해를 거부한다. 띄어쓰기의 무시나 문법의 파괴는 기존 질서에 대한 부정인데, 새로운 것의 창조를 위한 과거의 부정이라는 면에서 한국 문학의 연속성을 획득한다. 그의 소설은 심리주의 계열의 소설이다. 그는 인간의 내부 세계, 곧 의식 심층부의 체계를 추구한다. 대표작에는 시 「이상한 가역 반응」(1931), 「꽃나무」(1933), 「거울」(1933), 「오감도」(1934) 와 소설 「지주회시」(19360, 「봉별기」(19360, 「종생기」(1937)이 있다.

등장인물

나 : 일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자아 속에 사는 폐쇄적 인물

아내 : 매춘부. ‘나’와 부부 관계이나 파행적인 관계.

줄거리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 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배 속으로 스미면 머리 속에 으레히 백지가 준비되어 있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구조가 흡사 유곽과 같은 집–그런 집들 속에 여러 가족이 살고 있는데, 내 방은 아내의 방을 거쳐 미닫이를 열어야 들어설 수 있다. 내 방은 항상 음침하다. 나는 밤낮 잠을 잔다. 아내에게는 매일같이 손이 온다. 아내가 외출을 하면 나는 그 틈을 타서 아내 방을 구경할 뿐 이다.

내가 잠을 자고 있으면 아내는 손이 두고 간 돈 중에서 은화 한 푼을 내 머리맡에 놓고 간다. 어느 날 나는 아내가 사다 준 벙어리에 모아 둔 돈을 몽땅 변소에 던져 버렸다. 벙어리에 돈을 넣는 것이 권태로왔기 때문이다.

하루는 나는 거리로 나갔다. 번화한 거리를 걸으니 곧 피곤했으므로 생각하는 일조차 힘겨워 곧 되돌아왔다. 아내의 방문을 열어 보니 손이 와 있었다. 죄의식이 휘몰아쳤다. 밤이 깊어서 그 손은 떠났다. 나는 아내 방 에 들어가서 낮에 얻은 은화와 바꾼 지폐를 도로 쥐어 주고 아내 방에서 처음으로 잠을 잤다. 며칠 뒤에도 그렇게 했다.

삼일 후엔 아내가 미닫이를 열고 먼저 나를 이끌었다. 초촐한 음식까지 차려 두었었다. 나는 어떤 선고가 내리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나는 어떤 선고가 내리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다음날부터 나는 아내의 방이 몹시 아쉬웠다. 그러나, 내게는 돈이 없었으므로 울고 있었더니 아내는 돈을 주며 자정이 넘거든 돌아오라 했다.

그 날 밤 나는 비를 함빡 맞아 기어코 감기로 앓아 눕고 말았다. 나는 그 후 얼마 동안 아내가 주는 약을 먹고는 잠들곤 했다. 며칠 후 나는 아내의 경대 위에서 최면약을 발견햇다. 감기약이라면서 주던 약에 틀림없었다. 나는 몹시 서운했다. 나는 그것을 가지고 산으로 갔다. 나는 그 약을 먹고는 잠들고 말았다. 이튿날 집에 돌아와 아내의 방을 지나 려다 기어코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아내는 내 멱살을 쥐고 나를 덮치고 물어뜯었다. 나는 거리로 나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쓰꼬시(和信百貨店)로 갔다. 나는 거기서 스물 여섯 해를 회고했다. 피로와 공포 때문에 오탁의 거리를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때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굽어보니 현란한 현실 속에 사람들이 수선을떨고 있다. 현란을 극한 정도다.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려움을 느꼈다.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한 번만 더 날자꾸나. 나는 이렇게 외쳤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해설

심리주의 소설에 속하며 작가의 독특한 자의식의 세계가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이상 문학의 대표작. 매춘부인 아내에게 기생해 사는 어느 무기력한 지식인의 암울한 내면이 묘사된다. 즉 ‘나’라는 비일상적인 인물의 삶을 통해 삶의 무의미성을 보여준다. 주인공 ‘나’는 일상적인 상식의 세계를 떠나 그날 그날 그저 까닭없이, 의욕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시간이나 공간의 필연적인 전환이 무시되고, 사건의 인과적 줄거리가 설정되지 않은 채 주인공의 자의식을 좇는 소위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정당한 인간 관계를 상실한 현대인의 자폐스런 심리 상태를 그리면서 ‘날개’ 라는 상징어로써 욕망의 탄생과 억압된 세계 안에서의 비극적 초월을 구현한다.

참고 :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

인간의 잠재 의식의 흐름을 충실히 표현하려는 문학상의 기법. 이런 기법은 사람의 진정한 모습이 외부에서보다는 정신과 정서의 끝없는 과정에서 더 잘 발견된다고 하는 믿음에서 출발함. 자연주의나 사실주의에 반대한 심리주의의 기법으로 외면 세계의 묘사보다는 내면 세계를 추구하여 심층심리 탐구에 주력함. 시에서의 무의식의 세계를 쓰는 초현실주의의 한 기법인 ‘자동기술법(自動記述法)’과 연관성이 많다.

주제 전도된 삶으로부터 초월적 자아를 확인해 가는 인간의 의지. 식민지 지식인의 자의식

갈래 단편 소설,심리주의 소설, 신변 소설

시점 1인칭 서술자 시점

표현 기성 문법에 반역하는 충격적 문체

해설 2

날개는 1936년 9월 조광11호에 발표한 이상의 대표작이자 한국 문학사에 있어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기생 금홍과의 2년여에 걸친 무궤도한 생활이 빚은 이상 자신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는󰡔날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심리주의 경향의 작품이기도 하다.

흔히 초현실주의 혹은 신심리주의 소설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날개는 인물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그리고 언어 구조의 상징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특히 이상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그를 예술가의 초상으로 신격화하거나 신비화하는 경향마저 있었다. 그의 소설이 한국 근대 문학에 모더니즘이라는 한 획을 그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대의식을 작품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작가에 대한 신비화와 작품의 난해성에 맞물려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작품 날개에서 주인공‘나’와 ‘아내’는 각각 다른 내면 세계를 보여준다. 주인공‘나’의 분열된 자아는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아 상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이상은 전통적 요소와 가족 관계로부터 단절된 자아의 모습을 작품화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아 상실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지 못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연유하는데, 과거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가 동일성을 상실한 시대-식민지 조선의 모습은 바로 과거와 현재의 동일성을 상실한 비역사적 공간이다. 이 작품에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나’는 상식의 세계를 떠나 그저 놀거나 밤낮없이 잠을 자면서 아무런 의욕도 없이 방 속에서 뒹굴며 아내의 ‘사육’을 받는다. 시행착오로 아내를 차지해 본 후로는 한 본도 아내의 남편노릇을 한 적이 없다. 그러한 ‘나’는 아내가 쓰는 방에 들어가 화장품 냄새도 맡아보고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워 보기도 하면서 아내의 체취를 느껴본다. 이렇게 해서야 ‘나’는 아내와의 만남을 누릴 수 있고 육체적인 쾌락까지도 맛보게 된다.

아내는 밤낮으로 외출을 하고 밤에는 손님을 데려 오기도 한다. 그리고 아내는 내방에 들러 은화 한 잎씩을 벙어리 저금통에 넣어 주는 것이다.‘나’는 아내의 직업에 대해서, 돈의 출처에 대해서 생각해 보다가 벙어리 저금통을 변소에 던져 버린다. ‘나’는 외출했다가 지폐로 바꾼5원을 한푼도 쓰지 못하고 돌아와 아내의 손에 쥐어 주던 날 아내의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하루는 외출했다가 비를 맞고 돌아온 ‘나’는 노크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만 아내의 매음 행위를 보고야 말았다. 이때부터 아내는 자신의 직업에 거추장스러운‘나’를 외출하지 못하게 한다.

아스피린인 줄 알고 먹고 지내던 어느 날 ‘나’는 수면제 아달린 껍질을 발견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깨닫고 ‘나’는 조용한 산 속에서 ‘아내에 관하여’, ‘아달린에 대해서’ 연구한다.

‘나’는 아달린 여섯 알을 한꺼번에 먹고 일 주야랄 자고 깨어나서 아내에 대한 의혹을 미안해하며 사죄하려고 아내에게 갔다가 매음 현장을 목격하였다. 정신없이 뛰쳐나온‘나’는 여기저기를 쏘다니다가 어느 건물 옥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때 정오의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나’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구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구나’라고 외친다. 여기서 날개는 곧 욕망의 탄생을 의미하며 현실 세계에 다시 섞여 걸어가는 새로운 탄생의 순간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소모적이고 해체적인 삶을 통해 사회 현실의 문제를 심리적 의식 즉 내면으로 투영시킨 문학 작품으로서 그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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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읽자!] 이상, ‘날개’, 전문 해설<1>, 제대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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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작품의 첫 문장이 이렇다. 박제는 죽은 동물의 겉 껍데기를 살아 있는 동물처럼 꾸며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란 천재가 겉껍데기는 살아 있지만 속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란 누굴 말하는 것일까? 이 작품에서는 그게 누구인지 명시적으로는 밝히지 않지만, 아무래도 서술자 자신을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이어서 서술자는 유쾌하다고 한다. 이는 반어(뜻과 표현이 반대되는)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역설(반대되는 표현들로 진실을 말하는)적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반어적 표현으로 볼 때는 자신이 천재인데 박제가 되었으니 슬프지만 유쾌하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역설적 표현으로 본다면, 박제된 천재라는 부정적 언사에 유쾌하다는 긍정적 언사를 썼는데, 실제로 서술자는 그 상황이 우습고 웃기고 웃음이 나니 유쾌하다 느낀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애까지’ 유쾌하다고 한다. 수능뿐 아니라 모든 읽기에서는 (글자가 아닌 실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뉘앙스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다고 한 것은 원래 연애는 유쾌하지 않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서술자에게 연애란 유쾌하지 않은 것, 그러나 이렇게 나는 천재지만 박제되어서 인생도 영혼도 끝나버렸다는 비감함을 느낄 때면 모든 것이 유쾌하게 느껴지며, 심지어 연애까지도 유쾌하다는 것이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 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 석처럼 늘어 놓소. 가공할 상식의 병이오.

육신이 흐느적거릴 만큼 피로했을 때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너무 피곤하면 눈이 또랑거리며 잠도 오지 않고, 또한 정신적인 활동으로 잠을 안자고 몹시 피로해졌다면 의식의 명료함은 평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물론 몸은 많이 상한다 ㅜㅜ) 그러나 이 문장을 다르게 보자면, 평소에는 정신이 맑지 않다는 뜻으로 간단하게 읽을 수도 있다. 평소에는 잡생각, 번뇌가 많아 정신이 맑지 않다, 혹은 평소에는 제 정신으로 살고 싶지 않아 흐릿하게 머릿속을 헝크러뜨려 놓고 산다는 뜻일 수도 있다. 게다가 뱃속에는 회충이 들어있는데…. 그 와중에 담배를 피면 머릿속에 백지가 준비된다고 한다. 담배피는 작가 사진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는 구절이다.

머릿속 백지 위에 위트와 파라독스, 그러니까 재치와 역설을 늘어놓는다. 바둑 포석처럼 치밀하게. 그것은 가히 공포스러운 병, 지식인이 지닌 상식으로 인한 병이다. 서술자는 자신의 글쓰기(혹은 머릿속의 글쓰기)를 병에 비유하고 있다. 지겹고, 떨어지지 않고, 고통스러운 어떤 것으로 글쓰기를 보는 것이다.

담배꽁초를 문 알베르 까뮈

나는 또 여인과 생활을 설계하오. 연애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 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정신이 제멋대로 노는 사람)말이오. 이런 여인의 반 —-그것은 온갖 것의 반이오.—만을 영수(받아들이는)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오.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놓고 흡사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오.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諸行)(일체의 행위)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 끔 되고 그만둔 모양이오. 굿바이.

글쓰기에 이어 서술자는 연애 이야기를 한다. 자신은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 본 일이 있’다고 한다. 서술자에 따르면 지성의 극치를 들여다 본 사람은 정신이 제멋대로 노는 사람이다. 지성의 극치란 어떤 것이길래 정신분일자가 되는 것일까? 정신분일자가 여인과 생활한다는 것은 여인의 반만을 받아들이는 생활이다. 그리고 여인의 반이란 온갖 것의 반이라고 했으니, 여인이란 온갖 것이라는 말이 된다. 서술자에게 여인이란 엄청난 것인 모양인데…. 아무튼, 여인의 반만을 받아들이는 그 생활 속에도 그나마 한 발만 들여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보며 낄낄거리겠다는 것인데,….. 이런 자신에 대해 서술자는 이런 진단을 내린다. 일체의 행위가 싱거워 견딜 수 없게끔 된 모양이라고. 그러니까, 여인의 반만을 받아들인 생활에 한 발만 들여놓고 여인과 마주보고 자신들이 태양인 것처럼 낄낄거리는 삶은 모든 현실을 떠난 삶인 모양이다. ‘굿바이’라는 인사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싱거웠던 현실에게 건네는 작별인사이다.

굿바이.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로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위트와 파라독스와…….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도 할 만한 일이오. 그대의 작품은 한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에 비하여 차라리 경편(輕便)하고(가뜬하여 쓰기에 손쉽고 편하고) 고매하리다.

‘그대’는 서술자 자신, 혹은 작가 이상일 것이다. 내용으로 보아 그렇다.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상대로 식탐을 부려보아라, 위트와 파라독스를 써라, 너 자신을 위조하라. 이런 조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다.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 ‘한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 모두 역설이다. 그런 역설을 현실로 이루어보라 정도? 더 깊이 보자면,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은 자신을 모델로 자신을 모방한 작품을 쓴다거나 기존에 써둔 자신의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또 쓴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은 많은 작품들이 세상에 있지만 자신은 그런 작품들을 읽지 않겠다, 읽지 않는다는 말일 수 있겠다. 왜? ‘그대의 작품은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에 비하여 차라리 경편하고 고매하’니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일 것이다.

19세기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도스토예프스키 정신이란 자칫하면 낭비일 것 같소. 위고를 불란서의 빵 한 조각이라고는 누가 그랬는지 지언(至言)(지당한 말)인 듯싶소. 그러나 인생 혹은 그 모형에 있어서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소?

19세기 소설은 사실주의(리얼리즘)이 주류다. 이상은 193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소설가이다. 19세기 봉쇄, 도스토예프스키 정신은 낭비, 위고는 빵 한 조각, 디테일이 뭐가 중요하냐, 꺼져라 리얼리즘, 뭐 이런 석으로 리얼리즘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화를 보지 마오. 부디 그대께 고하는 것이니……

“테이프가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상채기도 머지 않아 완치될 줄 믿소. 굿바이.” 감정은 어떤 ‘포우즈’. (그 ‘포우즈’의 원소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지 나도 모르겠소.) 그 포우즈가 부동자세에 까지 고도화할 때 감정은 딱 공급을 정지합네다.

화를 보지 말라? 화나는 일을 보거나 생각하지 말라? 모르겠다. 서술자 자신, 혹은 작가 이상에게, 혹은 독자들에게 굿바이, 인사를 한다. 감정은 일종의 포즈(자세)에 불과하다. 감정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그 포즈가 고도화되면, 감정은 사라지고 만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우리가 생각해 온 진실한 감정이란 없거나 미미한 것이며, 그저 자세에 불과하고, 그 자세가 점점 발달하면, 사랑이라든가 미움이라든가 하는 것은 아예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나는 내 비범한 발육을 회고하여 세상을 보는 안목을 규정하였소.

여왕봉과 미망인—세상의 하고 많은 여인이 본질적으로 이미 미망인이 아닌 이가 있으리까?

아니, 여인의 전부가 그 일상에 있어서 개개’미망인’이라는 내 논리가 뜻밖에도 여성에 대한 모험이 되오? 굿바이.

서술자는 스스로가 천재임을 다시 밝힌다. ‘비범한 발육’이라는 말이 그것인데, 이제는 박제된 처지이므로, 천재성을 사용하여 사고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천재성을 회고하여 사고작용을 한다. 세상을 보는 안목을 규정할 때 과거의 천재성을 회고하여 사용한 것이다.

여왕봉, 그러니까 여왕벌과 미망인. 모든 여인이 이미 미망인이라는 것은 모든 남편이 이미 죽었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거짓이다. 여인의 전부가 ‘그 일상에 있어서’ 미망인이라는 것은 남편들이 남편 구실을 못한다는 말이 된다. 스스로를 박제된 천재라 말한 서술자이고 보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망가졌다고 볼 수도 있긴 하겠다. 시선을 돌려 여성쪽을 보자면, 여자들은 원래 남편이 죽은 듯 여기고 산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자신의 논리가 여성에 대한 모험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논리가 특이하다, 여성에 대해 새로운 관찰을 하게 한다는 정도의 말일 듯 싶다.

굿바이.

여기까지가 ‘날개’의 서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뒤부터는 플롯을 가진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마디 한 마디 작품을 뜯어보게 돕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포스팅인데, 솔직히 끝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작품은 일단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재미로 읽든, 수능 성적을 위해 읽든. 특히 수능, 시험, 이런 목적으로 작품을 읽는다면 더더더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2편으로 계속됩니다!

2021.05.03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현대소설] – [제대로 읽자!] 이상, 날개, 전문해설<2>

그냥, 작품만 읽고 싶은 분들은 아래로——

2021.04.21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현대소설] – 이상, 날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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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 날개 전문 및 정리

반응형 날개(이상).hwp 0.04MB 작가 : 이상(李箱, 1910 – 1937) 본명 김해경(金海卿) 서울에서 출생. 보성고보를 거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 졸업. 구인회(九人會)에 가입. 1934년 에 시 「오감도」를 발표하여 당시 문단에 놀라움을 줌. 일본에 건너가 28세의 나이로 작고. 그의 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난해시로서 항상 상식적인 이해를 거부한다. 띄어쓰기의 무시나 문법의 파괴는 기존 질서에 대한 부정인데, 새로운 것의 창조를 위한 과거의 부정이라는 면에서 한국 문학의 연속성을 획득한다. 그의 소설은 심리주의 계열의 소설이다. 그는 인간의 내부 세계, 곧 의식 심층부의 체계를 추구한다. 대표작에는 시 「이상한 가역 반응」(1931), 「꽃나무」(1933), 「거울」(1933), 「오감도」(1934) 와 소설 「지주회시」(19360, 「봉별기」(19360, 「종생기」(1937)이 있다. ​ ​ 등장인물 나 : 일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자아 속에 사는 폐쇄적 인물 아내 : 매춘부. ‘나’와 부부 관계이나 파행적인 관계. 줄거리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 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배 속으로 스미면 머리 속에 으레히 백지가 준비되어 있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구조가 흡사 유곽과 같은 집–그런 집들 속에 여러 가족이 살고 있는데, 내 방은 아내의 방을 거쳐 미닫이를 열어야 들어설 수 있다. 내 방은 항상 음침하다. 나는 밤낮 잠을 잔다. 아내에게는 매일같이 손이 온다. 아내가 외출을 하면 나는 그 틈을 타서 아내 방을 구경할 뿐 이다. 내가 잠을 자고 있으면 아내는 손이 두고 간 돈 중에서 은화 한 푼을 내 머리맡에 놓고 간다. 어느 날 나는 아내가 사다 준 벙어리에 모아 둔 돈을 몽땅 변소에 던져 버렸다. 벙어리에 돈을 넣는 것이 권태로왔기 때문이다. 하루는 나는 거리로 나갔다. 번화한 거리를 걸으니 곧 피곤했으므로 생각하는 일조차 힘겨워 곧 되돌아왔다. 아내의 방문을 열어 보니 손이 와 있었다. 죄의식이 휘몰아쳤다. 밤이 깊어서 그 손은 떠났다. 나는 아내 방 에 들어가서 낮에 얻은 은화와 바꾼 지폐를 도로 쥐어 주고 아내 방에서 처음으로 잠을 잤다. 며칠 뒤에도 그렇게 했다. 삼일 후엔 아내가 미닫이를 열고 먼저 나를 이끌었다. 초촐한 음식까지 차려 두었었다. 나는 어떤 선고가 내리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나는 어떤 선고가 내리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다음날부터 나는 아내의 방이 몹시 아쉬웠다. 그러나, 내게는 돈이 없었으므로 울고 있었더니 아내는 돈을 주며 자정이 넘거든 돌아오라 했다. 그 날 밤 나는 비를 함빡 맞아 기어코 감기로 앓아 눕고 말았다. 나는 그 후 얼마 동안 아내가 주는 약을 먹고는 잠들곤 했다. 며칠 후 나는 아내의 경대 위에서 최면약을 발견햇다. 감기약이라면서 주던 약에 틀림없었다. 나는 몹시 서운했다. 나는 그것을 가지고 산으로 갔다. 나는 그 약을 먹고는 잠들고 말았다. 이튿날 집에 돌아와 아내의 방을 지나 려다 기어코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아내는 내 멱살을 쥐고 나를 덮치고 물어뜯었다. 나는 거리로 나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쓰꼬시(和信百貨店)로 갔다. 나는 거기서 스물 여섯 해를 회고했다. 피로와 공포 때문에 오탁의 거리를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때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굽어보니 현란한 현실 속에 사람들이 수선을떨고 있다. 현란을 극한 정도다.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려움을 느꼈다.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한 번만 더 날자꾸나. 나는 이렇게 외쳤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해설 심리주의 소설에 속하며 작가의 독특한 자의식의 세계가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이상 문학의 대표작. 매춘부인 아내에게 기생해 사는 어느 무기력한 지식인의 암울한 내면이 묘사된다. 즉 ‘나’라는 비일상적인 인물의 삶을 통해 삶의 무의미성을 보여준다. 주인공 ‘나’는 일상적인 상식의 세계를 떠나 그날 그날 그저 까닭없이, 의욕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시간이나 공간의 필연적인 전환이 무시되고, 사건의 인과적 줄거리가 설정되지 않은 채 주인공의 자의식을 좇는 소위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정당한 인간 관계를 상실한 현대인의 자폐스런 심리 상태를 그리면서 ‘날개’ 라는 상징어로써 욕망의 탄생과 억압된 세계 안에서의 비극적 초월을 구현한다. 참고 :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 인간의 잠재 의식의 흐름을 충실히 표현하려는 문학상의 기법. 이런 기법은 사람의 진정한 모습이 외부에서보다는 정신과 정서의 끝없는 과정에서 더 잘 발견된다고 하는 믿음에서 출발함. 자연주의나 사실주의에 반대한 심리주의의 기법으로 외면 세계의 묘사보다는 내면 세계를 추구하여 심층심리 탐구에 주력함. 시에서의 무의식의 세계를 쓰는 초현실주의의 한 기법인 ‘자동기술법(自動記述法)’과 연관성이 많다. 주제 전도된 삶으로부터 초월적 자아를 확인해 가는 인간의 의지. 식민지 지식인의 자의식 갈래 단편 소설,심리주의 소설, 신변 소설 시점 1인칭 서술자 시점 표현 기성 문법에 반역하는 충격적 문체 ​ 해설 2 날개는 1936년 9월 조광11호에 발표한 이상의 대표작이자 한국 문학사에 있어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기생 금홍과의 2년여에 걸친 무궤도한 생활이 빚은 이상 자신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는󰡔날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심리주의 경향의 작품이기도 하다. 흔히 초현실주의 혹은 신심리주의 소설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날개는 인물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그리고 언어 구조의 상징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특히 이상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그를 예술가의 초상으로 신격화하거나 신비화하는 경향마저 있었다. 그의 소설이 한국 근대 문학에 모더니즘이라는 한 획을 그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대의식을 작품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작가에 대한 신비화와 작품의 난해성에 맞물려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작품 날개에서 주인공‘나’와 ‘아내’는 각각 다른 내면 세계를 보여준다. 주인공‘나’의 분열된 자아는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아 상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이상은 전통적 요소와 가족 관계로부터 단절된 자아의 모습을 작품화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아 상실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지 못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연유하는데, 과거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가 동일성을 상실한 시대-식민지 조선의 모습은 바로 과거와 현재의 동일성을 상실한 비역사적 공간이다. 이 작품에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나’는 상식의 세계를 떠나 그저 놀거나 밤낮없이 잠을 자면서 아무런 의욕도 없이 방 속에서 뒹굴며 아내의 ‘사육’을 받는다. 시행착오로 아내를 차지해 본 후로는 한 본도 아내의 남편노릇을 한 적이 없다. 그러한 ‘나’는 아내가 쓰는 방에 들어가 화장품 냄새도 맡아보고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워 보기도 하면서 아내의 체취를 느껴본다. 이렇게 해서야 ‘나’는 아내와의 만남을 누릴 수 있고 육체적인 쾌락까지도 맛보게 된다. 아내는 밤낮으로 외출을 하고 밤에는 손님을 데려 오기도 한다. 그리고 아내는 내방에 들러 은화 한 잎씩을 벙어리 저금통에 넣어 주는 것이다.‘나’는 아내의 직업에 대해서, 돈의 출처에 대해서 생각해 보다가 벙어리 저금통을 변소에 던져 버린다. ‘나’는 외출했다가 지폐로 바꾼5원을 한푼도 쓰지 못하고 돌아와 아내의 손에 쥐어 주던 날 아내의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하루는 외출했다가 비를 맞고 돌아온 ‘나’는 노크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만 아내의 매음 행위를 보고야 말았다. 이때부터 아내는 자신의 직업에 거추장스러운‘나’를 외출하지 못하게 한다. 아스피린인 줄 알고 먹고 지내던 어느 날 ‘나’는 수면제 아달린 껍질을 발견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깨닫고 ‘나’는 조용한 산 속에서 ‘아내에 관하여’, ‘아달린에 대해서’ 연구한다. ‘나’는 아달린 여섯 알을 한꺼번에 먹고 일 주야랄 자고 깨어나서 아내에 대한 의혹을 미안해하며 사죄하려고 아내에게 갔다가 매음 현장을 목격하였다. 정신없이 뛰쳐나온‘나’는 여기저기를 쏘다니다가 어느 건물 옥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때 정오의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나’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구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구나’라고 외친다. 여기서 날개는 곧 욕망의 탄생을 의미하며 현실 세계에 다시 섞여 걸어가는 새로운 탄생의 순간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소모적이고 해체적인 삶을 통해 사회 현실의 문제를 심리적 의식 즉 내면으로 투영시킨 문학 작품으로서 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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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1. 이상의 생애 본면 김해경(金海卿). 일제 강점기의 시인, 작가,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 로 일제강점기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작가이자 아방가르드 문학가로 평가받는 인물임. 보성고보 재학 중 화가 지망생이 되었으며, 1925년 교내 미술전람회에서 유화 이 입선하였음. 이듬해인 1926녀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부에 입학하여 이를 수석 졸업하였으며, 졸업기념 사진첩에 처음으로 이상(李箱)이라는 별명이 드러나게 됨. (친구인 구본웅에게 선물로 받은 화구상자가 오얏나무로 만들어진 상자였기에 그 뜻을 ‘오얏나무 상자’로 풀이함) 졸업 후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발령 받았으며, 이후 조선건축회의 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 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되기도 하였음. 1930년 조선총독부가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일반에게 홍보하기 위해 펴내던 잡지 《조선》 국문판에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데뷔작이자 유일한 장편소설 《12월 12일》을 필명 이상(李箱) 아래 연재하였으며,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쓴 시 〈이상한가역반응〉 등 20여편을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하였음. 1931년 이상은 폐결핵 감염 사실을 진단 받았고 병의 증세는 점차 악화되었음. 1933년 직책에서 물러난 뒤, 요양 중 알게 된 기생 금홍과 다방 제비를 개업하며 동거하였음. 같은 해 잡지 《가톨닉청년》에 〈꽃나무〉, 〈이런 시〉 등을 국문으로 발표하였으며, 이듬해에는 이태준의 도움으로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지만, 독자들의 거센 항의와 비난으로 인해 15회를 끝으로 연재를 중단하게 됨. 이후 1936년 구본웅의 알선으로 창문사에 근무하면서 구인회 동인지 《시와 소설》 창간호를 편집 발간했으며, 단편소설 〈지주회시〉, 〈날개〉를 발표하면서 평단의 관심을 받았음. 이후 1937년 2월 사상 혐의로 동경 니시간다 경찰서에서 피검된 후 한 달 정도 조사를 받다 폐결핵 악화로 보석으로 출감한 뒤, 4월 17일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28세를 일기로 사망 함. 2. 이상에 대한 평가 한국 근대문학사에 가장 큰 충격과 당혹감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 기성 문학의 형식 파괴와 난해성으로 인해 ‘문단의 이단아’로 평가 받는 동시에,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한 ‘한국 최초의 초현실주의 작가’로 추앙 받기도 함. 이처럼 그의 문학이 다양한 평가를 받은 이유는 그의 작품 기법이 전통적인 문법을 탈피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폭넓은 의미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임. 3. 이상 문학에 대한 평가 그의 문학에 대한 평가는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음. (1) 형식적 방법에 대한 연구 : 언어 문체론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으로 이상 문학의 독특한 언어체계와 특징을 해명한 연구 방식. (2) 정신분석학적 방법 : 작가의 내면 의식을 조명한 것으로 이상이 가지고 있는 리비도적인 충동, 유아기 성장과정에서 경험한 정신적 상처가 그의 작품 속에 어떻게 용해되어 나타나는가를 밝히고자 함. (3) 해석적 방법 : 작품의 내용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으로, 이상의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자아와 세계의 단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 4. 도입부 문장 읽기 (1)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 매춘부인 아내에 빌붙어 살아가는 룸펜 지식인인 ‘나’는 정상적인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인간이라 할 수 있음. 이 문장(질문)은 박제된 동물처럼 사고력과 행동력을 상실한 주인공의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음. (2) 19세기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 구시대적인 관습에 반발하고 20세기적인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을 표현. 모더니즘적 소설을 추구한 이상의 입장이 반영된 문장. 5. 줄거리로 소설 읽기 (1) 도피적 삶 : 소설 속 ‘나’의 삶은 매저키즘적 삶이라 할 수 있음. 이는 자기 자신의 개인적 자아를 지탱해 나갈 수 없는 사람이 안정을 느끼기 위하여 부담스러운 자아를 떨쳐버리고, 자기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나 권력에 복종하고자 하는 노력 을 가리킴. ‘나’는 외부와 격리된 채 하루종일 골방에 틀어박혀 무위도식하는 인물이며, 돋보기로 휴지를 그을리는 장난을 하거나 손잡이 거울을 마시거나 화장품 냄새를 맡는 ‘유아적인’ 정신 상태에까지 물러나 있는 상태 임.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그날을 그저 까닭없이 펀둥펀둥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나’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의식마저도 사라진 진공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이는 자기 자신의 생산 없이 모든 선의 원천을 외부에서 찾는 ‘수용지향형’ 인간에 속한다고 할 수도 있음. 물론 그 ‘외부’란 그의 아내이며, 그에게서 우리는 이런 관계에 대한 아무런 회의나 불만을 찾을 수 없음. Q. 나는 어떤 때 행복한가? 어떤 때 불행한가? * 에리히 프롬의 성격유형론 : 그는 성격유형을 비생산 성격유형과 생산 성격유형으로 구분하였음. 비생산 성격유형은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하는 것으로, 수용(receptive), 착취(exploitative), 저장(hoarding), 시장(marketing) 지향이 여기에 속하며, 생산 성격유형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려고 노력하는 인간발달의 이상적 상태를 말함. 가. 비생산 성격유형 a. 수용지향적 성격 : 자신이 원하는 것. 즉 사랑, 지식, 만족등을 외부적 원천인 타인에게서 얻기를 기대하는 유형 . 사랑하기보다 사랑 받기를 원하며, 외부적인 지원이 없이는 아주 작은 일도 할 수 없다고 느낌. b. 착취지향적 성격 : 타인에게서 수용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 힘 혹은 책략으로 탈취하는 유형 . 이런 유형의 사람에게는 타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탈취한 것이 그냥 주어진 것보다 훨씬 가치있음. c. 저장지향적 성격 : 자신이 저장하여 자기수중에 가지고 있는 것에서 안전을 느끼는 유형 . 자신 둘레에 장벽을 쌓고 내부에만 많은 것을 축적하며, 외부침입자로부터 그것을 보호하고 가능한 한 지키려고 함. d. 시장지향적 성격 : 피상적 품질에 가치를 두는 성격유형 . 이런 사람에게 개인의 성공 혹은 실패는 자신을 얼마나 잘 파는가에 의존되며, 개인의 성격은 단순히 팔려는 상품이 됨. 그러므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개인의 인간적 자질, 기술, 성실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훌륭하게 포장되어 있는가임. 나. 생산 성격유형 생산적 성격을 지닌 사람은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 하며, 외부 환경과의 교류시에도 정확한 지각 능력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왜곡하지 않음 . 또한 지각된 내용에 자신의 창의력을 덧붙여 풍요롭게 만듦 . Q.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2) 무지한 삶 : 그렇다면 주인공이 아내의 직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이 가능할까? 아내에게 직업이 있었던가? 나는 아내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중략) 아내에게 내객이 많은 날은 나는 온종일 내 방에서 이불을 쓰고 누워 있어야만 된다. 불장난도 못 한다. 화장품 내음새도 못 맡는다. 그런 날은 나는 의식적으로 우울해 하였다. 이러한 ‘나’의 모습 역시 매저키즘의 행동방식으로 설명 가능하다. 다시 말해, 강력한 힘(아내)에 자신을 굴복하여 자신의 모든 힘과 긍지를 포기하고 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유를 상실해 버린 ‘나’는 아내는 물론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도 벗어난 상태인 것. Q. 나는 누구인가? (3) 자아회복의 단초 : 위와 같은 삶을 살아가던 ‘나’는 손님이 다녀간 뒤 아내가 돈을 주기 시작하면서 아내의 직업에 의문을 품기 시작 함. 그리고 아내에게 왜 돈이 많은가를 연구한 끝에 그 돈이 ‘실없는 사람들로밖에 보이지 않는 까닭모를 내객들이 놓고 가는 것’임을 깨닫게 됨. 그리고 자신에게 아내가 돈을 놓고 가는 것이 일종의 ‘쾌감’ 때문이 아닌가 어렴풋이 짐작함. 내객이 아내에게 돈을 놓고 가는 것이나 아내가 내게 돈을 놓고 가는 것이나 일종의 쾌감 – 그 이외의 다른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을 나는 또 이불 속에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쾌감이라면 어떤 종류의 쾌감일까를 계속하여 연구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이불 속의 연구로는 알 길이 없었다. 결국 ‘나’는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 밖으로 나오게 됨. 머리맡에 모인 돈을 아무에게라도 줌으로써 쾌감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 이러한 외출의 과정은 자아의 각성 과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나’가 수용지향적 성격의 인간에서 생산지향적 성격의 인간으로 발전해 나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음 . Q. 나는 무엇을 통해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가? (4) 그리고 자아찾기 :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아내가 병에 걸린 자신에게 감기약이 아닌 수면제를 먹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됨 . 이는 아내가 ‘선’이 아닌 ‘위선’의 존재였음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며, 그는 이로부터의 탈출을 외치게 됨.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6. 의 의미 (1)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의 심리는 비인간화된 사회구조 아래서 야기되는 소외의식이 대부분을 차지. 이들의 소설에는 생활공동체 개념의 분열, 개성 없는 군중과 소외된 개인, 공간적 방향성의 상실 등이 나타나며, 이상의 소설은 그러한 인물과 환경의 상호작용보다는 인물 내면의 의식을 형상화하는데 치중했다는 것이 특징임. (2) 우리는 이를 한 개인이 아닌 작가의 ‘식민지 현실’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도 읽을 수 있음. 나라를 일제에 강탈당한 1910년에 태어난 뒤, 줄곧 일제강점기를 자라온 이상에게 조국의 현실은 어쩌면 당연시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음. 그러나 아내의 실체를 파악하고, 날개가 돋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자식이 속한 식민지라는 현실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작가의 염원을 담았다고 볼 수 있는 것. * 위 내용의 핵심은 장병호 비평가의 ‘닫힌 시대 지식인의 초상 – 이상의 에 나타난 소외의 의미’를 참고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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